브랜딩·로고·웹사이트·앱·일러스트·패키지 — 어떤 분야의 디자인 외주든 계약서에서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손해를 보는 5가지 지점이 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이걸 굳이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저작권법·민법 기준으로 디자이너가 반드시 협상해야 할 5가지 조항과, 그대로 복붙해서 쓸 수 있는 수정 문구를 정리합니다.
1. 저작권 "양도" vs "이용허락" — 결정적 차이
한국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 저작재산권 (제45조) — 양도 가능. 복제권·공연권·배포권 등 7가지
- 저작인격권 (제14조) — 양도 불가능.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양도"하면 일어나는 일
디자이너가 만든 로고·아이콘·일러스트·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의 모든 권리가 클라이언트에게 넘어갑니다. 디자이너는 그 결과물을 다음 프로젝트에 재사용할 수 없고, 포트폴리오에 올리지도 못할 수 있습니다.
예시: A 회사용 로고를 디자인했는데 A가 마음에 안 들어서 폐기하고 다른 디자이너 안을 썼습니다. 그래도 첫 디자이너는 자기 안을 다른 클라에게 다시 제안할 수 없습니다. 양도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용허락"하면 일어나는 일
저작권은 디자이너에게 남고, 클라이언트는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디자이너는 다른 곳에 재사용·재판매할 수 있습니다(독점 이용허락이 아닌 경우).
협상 문구 — 절충안
"본 계약 결과물 중 최종 채택본의 저작재산권은 도급인에게 양도한다. 단, 다음은 수급인에게 보유된다.
① 저작인격권 일체 (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포함)
② 비상업적 포트폴리오에 게재·전시할 권리 (계약 종료 후 OO개월 후 공개 가능)
③ 본 작업 과정에서 작성된 범용 디자인 컴포넌트·일러스트 라이브러리·스타일 가이드는 수급인의 일반 업무 자산으로 인정한다.
④ 채택되지 않은 시안은 수급인에게 권리가 보유된다."
2. 무한 수정 — 횟수와 범위 명시
"갑이 만족할 때까지 수정한다"는 조항은 디자이너의 시간을 무한으로 빼앗습니다. 100번 수정한 후에도 "아직 부족해요"라고 하면 끝나지 않습니다.
협상 문구
"수급인은 본 계약 단계별로 다음 횟수까지 무상 수정을 제공한다.
① 시안 단계: 시안 3안 + 수정 2회
② 채택본 디테일 보정: 3회
위 횟수를 초과하는 수정 요청은 회당 OO원의 추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도급인의 수정 요청이 본 계약의 컨셉·범위·전략 방향을 벗어나는 경우 별도 견적 후 진행한다."
// 즉시 확인
3. 납기 위약금의 비대칭
디자이너의 납기 지연에는 위약금이 부과되지만, 클라이언트의 피드백 지연·대금 지급 지연에는 페널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디자인 외주는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 늦어 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드백 다음 주에 줄게요" 하더니 2주 후에 보내고, 그래놓고 마감일은 그대로인 식.
협상 문구
"쌍방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페널티는 다음과 같이 적용한다.
① 수급인의 납기 지연: 1일당 계약금의 0.3%, 총 위약금은 계약금의 10%를 초과하지 않는다.
② 도급인의 피드백 지연(피드백 약속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3일 초과 시): 그 지연 일수만큼 납기일을 자동 연장한다.
③ 도급인의 대금 지급 지연(지급일로부터 7일 초과 시): 연 15.5%의 지연이자를 가산한다."
4. 2차 사용·확장 사용 무료 조항
가장 자주 놓치는 함정입니다. 로고 1건 의뢰비로 받은 결과물을 클라이언트가 명함·포스터·간판·굿즈·SNS·영상·국제 라이센스로 무제한 사용합니다.
스톡 사이트(셔터스톡 등)에서 이미지 1장 사는 데도 사용 범위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그런데 디자인 외주에서는 보통 "용도 무제한"이 디폴트입니다.
협상 문구
"본 계약에서 이용허락(또는 양도)되는 결과물의 사용 범위는 다음으로 한정한다.
① 사용 매체: 웹사이트·SNS·인쇄 명함·인쇄 포스터(연 100부 이내)
② 사용 지역: 대한민국
③ 사용 기간: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
④ 이를 초과하는 사용(굿즈 상품화·영상 광고·해외 사용·기간 연장 등)은 별도 라이선스 계약 체결 후 사용 가능하다."
이 조항만 잘 챙겨도, 6개월 뒤 클라이언트가 "이 로고로 굿즈 만들었어요" 했을 때 추가 라이선스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5. 인보이스·계약금·잔금 분할
대금이 후불 일시금이라면 디자이너가 작업을 끝낸 후 잔금을 못 받을 위험이 매우 큽니다.
업계 표준 분할
- 계약 시: 30~50% 선급금
- 중간 마일스톤(시안 채택 시점): 30%
- 최종 납품 후 7일 이내: 잔금 20~40%
협상 문구
"대금은 다음과 같이 분할 지급한다.
① 계약 체결 후 7일 이내: 계약금의 50%
② 시안 채택 후 7일 이내: 계약금의 30%
③ 최종 납품 후 7일 이내: 잔금 20%
도급인이 위 지급일을 7일 초과 지연하는 경우 수급인은 작업을 일시 중단할 수 있으며, 14일 초과 시 본 계약을 해지하고 해지 시점까지 수행한 작업분에 대한 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73조)."
요약 — 디자이너 5대 체크리스트
- 저작권 양도 vs 이용허락 명시. 포트폴리오 사용권·인격권은 보유.
- 수정 횟수와 범위 단계별 명시. 초과분은 추가 비용.
- 납기 위약금 대칭. 클라 피드백 지연 시 납기 자동 연장.
- 사용 범위·지역·기간 한정. 확장 사용은 별도 라이선스.
- 대금 분할 지급. 선급금 30~50%·중간·잔금 구조.
본인이 받은 디자인 외주 계약서가 이 5가지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redline에서 한국법 기준으로 1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험 조항은 빨간줄, 협상 가능한 수정 문구는 그대로 복붙해서 클라에게 보낼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됩니다.